이호진 한국배구연맹 신임 총재가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 총재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호진(63) 태광그룹 회장 겸 여자배구 흥국생명 구단주가 한국배구연맹(KOVO) 제9대 총재로 취임했다.
이호진 신임 총재는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취임식을 열고 3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이 총재는 V리그의 발전과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임 총재의 행보는 태광그룹과 한국 배구의 오랜 인연과 맞닿아 있다. 이 총재의 선친인 고 이임용 선대 회장은 1970년대 실업배구연맹 회장을 지내며 태광산업 여자 배구단을 창단했고, 모친 고 이선애 여사는 세화여중·고 배구팀을 창단해 유소년 육성에 헌신했다.
이 총재는 이날 취임사를 통해 "부모님의 배구 사랑이 자신이 연맹 수장 자리에 선 기반"이라고 강조하며, "선대의 뜻을 이어 배구계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총재는 V리그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네 가지 핵심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첫째는 '배구 저변 확대 및 생태계 구축'이다. 이 총재는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촘촘하게 이어지는 'FARM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한배구협회와 긴밀히 협력해 프로와 아마추어가 상생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전했다. 특히 실전 투입이 제한적인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선수 생명 연장을 위해 2군 리그 창설을 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선순환 구조 정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호진 한국배구연맹 신임 총재가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 총재 이·취임식에서 연맹기를 전달받은 뒤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둘째는 '리그 경쟁력 강화'다. 이 총재는 "프로배구가 더욱 수준 높은 경기력과 흥미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선수성장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구단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 중심의 리그 운영과 리그 경쟁력 강화를 통해 관중과 시청자 모두가 재미를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셋째 과제인 '공정하고 신뢰받는 리그 조성'을 위해서는 투명한 제도 운영과 함께 경기장 환경 개선, 스포츠 과학 지원 확대 등 미래지향적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과제는 '국제 교류 확대'다. 이 총재는 지도자와 선수의 해외 진출입 활성화, 해외 리그 및 국제 배구 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배구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호진 총재는 취임식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키워드를 이야기 하자면 첫째가 재미, 두번째는 지속 성장 가능한 배구 생태계, 세번째는 교류다"라면서 AI를 기반으로 한 판정 시스템 보완과 주말 경기 배정 개선으로 재미있는 배구를 만들면서 학원 스포츠와 아마, 실업 스포츠와의 연계 등으로 한국 배구 발전을 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경영학 석사, 뉴욕대 경제학 박사 과정을 거친 이 총재는 태광산업 대표를 지낸 전문 경영인 출신이다. 이 총재가 이끄는 흥국생명은 2026~27시즌부터 3년간 V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연맹에 힘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