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일반
'스타벅스-배재고' 논란, '참교육' 못한 어른들이 정치적 이용만 한다 [IS 이슈]
보수 시민단체들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를 상대로 고발전에 나서면서 '스타벅스-배재고 논란'이 정치 싸움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에 협회 인사들을 강요·업무방해 등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 1일 KBSA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구호'로 논란을 빚은 배재고 야구부에 6개월 전국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자유대한호국단도 서울청에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담은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이뿐 아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KBSA 징계 발표 직후인 1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부적절한 언행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다. 철저한 반성과 올바른 교육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는 가혹하다"고 소셜미디어(SNS)에 썼다.국민의힘 의원들은 2일 최고위 회의에서 배재고에 대한 협회 징계를 놓고 "과도하고 폭력적"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배재고 앞에는 '민주주의는 죽었다' 등 비판적 화환과 보수 단체가 보낸 응원 화환이 동시에 세워졌고, 누군가 이를 쓰러뜨리기도 했다. 배재고 선수들의 조롱과 야유가 불과 며칠 만에 진영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스타벅스-배재고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는 동안, 진짜 고민해야 할 교육의 문제는 다뤄지지 않고 있다. 야구계 인사 대부분은 경기 현장에서 잘못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경기 중 상대를 야유하는 문화를 수십 년 동안 방치한 것부터 문제다. 팀 동료를 응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를 무시하다가 야유까지 하는 게 일상화됐다. 이를 방치하고, 오히려 독려해온 감독, 코치, 교직원들이 잘못이 오랫동안 누적돼 왔다. 배재고 선수들이 상대팀(광주제일고)이 아니라, 광주를 비하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희화화했다는 데에 이견을 다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징계가 과하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6개월 징계는 실효성이 없다. 프로나 대학팀은 이미 스카우트 대상 선수들의 기량 파악을 끝낸 시점이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진짜 문제는 징계의 경중을 놓고 어른들이 다투는 사이, 학생 선수들의 교육에 관한 논쟁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경기 당시 배재고 학생들의 조롱을 감독과 코치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우리 사회에 혐오와 조롱, 멸시가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했는지 방증하는 장면이었다.배재고 학생들은 촉법 소년도 아니지만, 성년도 아니다. 이들보다 더 큰 책임을 질 사람은 배재고 야구 감독, 코치와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다. 선수들의 보호자이자, 교육을 책임져야 할 이들은 정치 공방 뒤로 숨었다. 회피와 외면을 통해 선수들에게 또다른 비교육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근본적으로 '스타벅스-배재고 논란'은 2010년 전후로 시작된 한국 학교체육의 주말리그제의 허상을 보여줬다. 주말리그제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또 '엘리트 체육 중심'에서 '학생선수 중심'으로 한국 체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시행됐다. 프로 선수를 꿈꾸는 이들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이후 10년 넘도록 주말리그제는 엘리트 체육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기량만 더 떨어진다"는 주장이었다. 그래도 학생들에게 공부할 시간을 충분히 주자는 논리를 이기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기량은 저하되고, 공부도 안 한다는 자조가 학생 스포츠계를 잠식했다.배재고 선수들이 제대로 된 역사 지식을 가진 채 "탱크 데이"를 외쳤다면, 이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선수들을 감싸는 이들도 '잘 모르고 한 일'이라며 비호하고 있다. 그러은 사이 어른들은 정치 공방 뒤로 숨고 있다.'스타벅스-배재고 논란'은 쉽게 매듭될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 중요한 논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이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 폭발력이 커지면서 정작 필요한 고민은 뒤로 밀리다 사라질 수 있다. 이 이슈가 정치인들에게 이용 당하다 흐지부지 되는 게 한국 교육에, 학생 체육에 최악의 결과다.김식 기자 seek@edaily.co.kr
2026.07.03 10:03